저희는 전북 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협동조합 '씨앗[C.Art]'이라고 합니다. 지역으로 귀촌한 청년들로 이루어진 저희 협동조합은 작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지역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.
주변에 사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던 저희들은 지난 5월 초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사무실 문 앞에 묶여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. CCTV를 돌려보니 새벽에 어떤 아주머니가 와서 사료봉지랑 같이 두고가더군요.
얼마 후 강아지 한마리와 고양이 한마리를 안고 다시 나타난 그 아주머니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시는 것 같았고, 저희는 차마 고양이를 데려가라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.
겁이 많아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그 녀석은 어느새 목줄을 풀고 도망쳤고, 가끔씩 나타나 밥만 먹고 사라지곤 했습니다.
며칠 후 그 녀석이 나타났을 때만 해도 평소처럼 밥을 먹으러 왔다고 생각했습니다. 그런데 아무래도 움직임이 이상해 다가가보니 뒷다리를 못움직이더군요.
제대로 도망도 못가는 녀석을 잡아 동물병원에 데려가보니 골반 골절, 복막 파열... 교통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하네요. 급한대로 응급처지를 하고 다음 날 바로 전북대학교 동물의료센터에 가서 수술을 받았습니다. 그리고 수술 전 그 녀석에게 '오이'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. 이름 없는 길고양이로 수술받게 하고 싶지는 않아서요.
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신경을 다쳐 다리가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고, 마비가 풀리지 않으면 후유증 예방을 위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.
병원에서는 치료비가 아주 많이(300만원 정도) 나올 것 같은데 괜찮겠냐고 물어보는데, 괜찮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나 싶습니다. 치료하면 살 수 있는 녀석을, 어떤 인연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를 찾아온 녀석을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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